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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투우 판화 — 선과 명암만으로 이루어진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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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 판화 카테고리에는 프란시스코 고야가 남긴 투우 판화 연작 「타우로마키아(La Tauromaquia)」가 여러 점 들어 있다. 퍼즐로 만들면 이 사이트에서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한다.

왜 이렇게 어려운가

판화는 색이 거의 없다. 검은 잉크와 종이의 흰색, 그 사이의 회색 계조가 전부다. 게다가 고야는 배경을 통째로 비워두는 화가라, 화면의 절반 이상이 아무것도 없는 여백인 경우가 많다.

「발라돌리드 투우장에서 창으로 황소를 찌르는 카를로스 5세」를 열어보면 알 수 있다. 인물과 황소는 화면 아래쪽에 몰려 있고 위쪽은 대부분 빈 공간이다. 여백 부분의 조각들은 서로 거의 구분이 안 된다.

여백이 많은 그림의 공략 순서

1. 여백은 마지막으로 미룬다. 직관에 어긋나 보이지만, 구분 안 되는 조각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가장 낭비다. 인물·황소·군중처럼 선이 몰려 있는 영역부터 완성하고, 여백은 그 주변이 다 채워진 뒤에 자리를 역산해서 끼우는 게 훨씬 빠르다.

2. 선이 끊기는 지점을 이어 붙인다. 판화는 선 하나가 조각 경계를 넘어 계속 이어진다. 조각 가장자리에서 선이 잘려 있으면, 그 선의 각도와 굵기가 맞는 조각을 찾으면 된다. 색보다 훨씬 정확한 단서다.

3. 테두리 전략이 잘 통하는 편이다. 테두리부터 맞추는 게 항상 빠를까에서 다뤘듯 여백이 화면 끝까지 이어지는 그림은 오히려 테두리 조각을 구분하기 쉽다. 판화가 딱 그 경우다.

판화가 아닌 드로잉도 있다

같은 카테고리에 툴루즈 로트레크의 표지 도안처럼 성격이 다른 작품도 있다. 포스터 화가답게 면과 색을 과감하게 쓰기 때문에 고야 판화보다 훨씬 수월하다. 이 카테고리를 처음 시도한다면 이쪽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어려운 만큼 남는 것

완성 시간을 줄이는 습관에서 “막히면 미련 없이 영역을 바꾸라”고 했는데, 판화 퍼즐이야말로 그 원칙을 연습하기 좋은 대상이다. 그리고 다 맞추고 나면 고야가 선 몇 개로 황소의 돌진하는 무게감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가 확실히 보인다. 그건 그냥 봐서는 잘 안 보이는 것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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