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퍼즐이 재미있는 이유 — 얼굴은 왜 마지막에 맞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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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회화 카테고리에는 초상화가 20점 남짓 있다. 퍼즐로 만들면 풍경화나 정물화와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얼굴은 조각이 적다
의외의 사실인데, 초상화에서 얼굴이 차지하는 면적은 생각보다 작다. 24조각 퍼즐이라면 얼굴에 해당하는 조각은 두세 개뿐이고, 나머지는 옷과 배경이다.
그래서 얼굴 조각은 금방 찾아서 맞출 수 있지만, 그걸 맞추고 나면 남은 20여 조각이 전부 어두운 배경과 옷감이 된다. 시작은 쉽고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그래서 얼굴은 나중에
전략적으로는 얼굴을 마지막까지 아껴두는 게 낫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얼굴 조각은 어차피 언제든 찾을 수 있다. 피부색은 화면에서 유일하게 구분되는 색이라 놓칠 일이 없다.
둘째, 어려운 부분을 먼저 처리하면 뒤로 갈수록 쉬워져서 마무리가 빠르다. 반대로 하면 마지막 20분이 가장 고통스럽다.
「자화상」처럼 배경이 통째로 어두운 작품에서 이 차이가 특히 크다.
옷감이 진짜 승부처
18세기 프랑스 초상화를 보면 화가들이 얼굴만큼이나 옷감 묘사에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실크의 광택, 레이스의 투명함, 벨벳의 깊은 음영 — 이건 당시 초상화가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기도 했다.
「마담 리즈네르」를 확대해서 보면 천의 주름마다 빛이 어떻게 꺾이는지가 보인다. 퍼즐로 맞추다 보면 이 부분을 필연적으로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게 초상화 퍼즐의 진짜 재미다.
분류할 때의 기준
조각 정리 순서를 초상화에 맞게 적용하면 이렇게 된다.
- 피부색 조각 — 얼굴, 손. 가장 명확하고 개수가 적다.
- 옷감 조각 — 대개 채도가 높거나 광택이 있다.
- 배경 조각 — 어둡고 균일하다. 가장 어렵다.
색으로 나누는 방식이 잘 통하는 유형이지만, 3번 배경 더미는 결국 명암 그라데이션으로 다시 나눠야 한다.
눈을 마주치게 된다
「헨리 블런트 경」 같은 작품을 다 맞추고 나면 묘한 순간이 있다. 400년 전 실존했던 사람의 얼굴을 30분 동안 조각조각 들여다본 뒤 완성된 얼굴과 마주하는 것이다. 미술관에서 스쳐 지나갔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