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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풍경을 그린 로마의 이상적 풍경화 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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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라고 하면 어딘가 실제로 있는 곳을 그렸으려니 하고 보게 된다. 17세기 로마에서는 그렇지 않은 풍경화가 자랐다. 한 곳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여러 장소의 인상을 모아 현실보다 더 완벽해 보이는 풍경을 지어냈다. 그 흐름을 보여 주는 그림이 두 점 있다. 그려진 때는 50년 가까이 벌어지지만 뿌리는 같다.

작품화가재료소장 경위
모세와 불타는 떨기나무가 있는 풍경도메니키노구리판에 유화라이트먼 부부 기증, 1976
상상의 풍경가스파르 뒤게캔버스에 유화로저스 기금, 1908

호숫가 구석의 모세

모세와 불타는 떨기나무가 있는 풍경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모세와 불타는 떨기나무가 있는 풍경」은 호수와 산이 펼쳐진 풍경 한구석에 성경의 한 장면을 넣었다. 출애굽기에서 양을 치던 모세가 타지 않는 불꽃 속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는 대목이다.

제목에는 모세가 들어 있지만 화면 대부분은 호수와 산과 나무다. 이야기는 그 넓은 풍경에 묻힌 작은 사건으로 놓였다. 볼로냐 출신으로 로마에서 활동한 도메니키노는 이렇게 이상적인 풍경 속에 작은 인물을 두는 방식을 다듬었고, 그 방식은 뒤에 푸생과 클로드 로랭으로 이어졌다.

재료도 볼거리다. 구리판은 세밀한 묘사에 알맞아 이런 소품에 자주 썼다고 한다. 나무판이나 캔버스보다 표면이 매끄러워서 색이 더 맑고 또렷하게 올라온다.

100조각으로 잘라 놓으면 파란 하늘과 호수, 초록 나무, 갈색 땅, 붉은 옷으로 구역이 깔끔하게 갈린다. 걸리는 건 정작 제목의 주인공이다. 모세와 불꽃, 양 떼가 아주 작아서 초록 조각 더미에 섞이면 다시 찾기 어렵다. 불꽃과 붉은 옷이 보이는 조각을 처음에 따로 빼 두고, 하늘의 흰 구름으로 위쪽을 채운 뒤 나무의 초록을 잇는다.

영국 정원의 본보기가 된 상상

상상의 풍경

그로부터 50년 가까이 지나 가스파르 뒤게가 「상상의 풍경」을 그렸다. 성경 이야기도 신화도 없다. 바위산과 호수, 저녁 하늘, 그 안에 작게 앉은 사람들이 전부다.

뒤게는 로마에서 태어나 니콜라 푸생의 처남이자 제자가 되었고, 로마 근교의 산과 호수를 바탕으로 한 이상적 풍경화를 전문으로 그렸다. 실제 장소 대신 여러 곳을 엮어 만든 ‘상상의 풍경’이 그의 방식이었다. 18세기 영국 귀족들은 이런 그림을 사 모으며 영국식 정원을 꾸미는 본보기로 삼았다고 한다.

상상으로 그린 이탈리아 풍경이 영국 땅에 실제 정원을 만드는 참고서가 되었다니, 곱씹을수록 묘하다. 감상하라고 그린 그림이 벽을 넘어 실제 조경에까지 손을 뻗었다.

「상상의 풍경」은 가로로 넓고 초록이 많아서 같은 100조각이라도 한결 더디다. 양옆 나무의 어두운 초록이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하늘의 밝은 조각과 호수의 회색 조각으로 가운데 띠를 먼저 만들어 두고, 양옆 나무는 그 띠의 끝에서 바깥쪽으로 붙여 나간다. 앞쪽 바위와 인물은 맨 아래에 마지막으로 채운다. 풍경화를 퍼즐로 고르는 요령은 풍경화 퍼즐 고르는 법에 따로 있다.

도메니키노에서 뒤게까지

두 그림을 함께 놓으면 한 줄기가 보인다. 도메니키노가 다듬은 ‘이상적 풍경 속의 작은 인물’은 푸생과 클로드 로랭으로 이어졌고, 뒤게는 그 푸생의 처남이자 제자였다. 도메니키노가 뒤게를 직접 가르친 건 아니지만, 둘 다 로마라는 같은 땅에서 자란 이상적 풍경화의 계보에 서 있다.

이런 풍경화는 눈에 보이는 걸 정확히 적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다. 실제 자연보다 더 조화로운 풍경을 화가의 머릿속에서 다시 짜는 일이었다. 성경 이야기가 있든 없든 배경은 늘 현실보다 정돈된 이상향이었다.

디아스가 그린 퐁텐블로 숲은 실제 숲을 관찰해 그린 19세기 프랑스 풍경이고, 바르비종 화가들의 스케치는 현장에서 재빨리 붙든 인상이다. 이 두 점은 그보다 200년 앞서 있지도 않은 풍경을 상상으로 짜 맞췄다. 같은 ‘풍경화’라는 이름 아래 실제를 적으려는 태도와 이상을 지으려는 태도가 이렇게 갈린다. 두 그림을 다 맞추고 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조각을 하나하나 제자리에 놓아 완성한 그 호수와 산이, 원래부터 누군가 이것저것 맞춰 지은 풍경이었으니까.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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