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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도비니, 드캉이 펜과 목탄으로 남긴 시골 마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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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라고 하면 밭에서 허리를 굽힌 농민부터 떠오른다. 그런데 그가 비시에서 그린 작은 종이 한 장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밀밭과 초가지붕, 그리고 그 위의 하늘뿐이다. 바르비종 화파와 이어지는 화가 세 사람, 밀레와 도비니와 드캉이 펜이나 목탄, 수채로 빠르게 남긴 마을 스케치 세 점을 모아 보았다. 디아스가 그린 퐁텐블로 숲처럼 유화로 마무리한 그림이 아니고, 현장에서 붙잡은 순간들이다.

작품화가재료연대
비시의 밀밭 마을장 프랑수아 밀레펜과 갈색 잉크, 수채1867
옵트보즈 마을샤를 프랑수아 도비니목탄과 흰색 물감1852년 무렵
풍경알렉상드르 가브리엘 드캉수채1840년 무렵

비시에서 보낸 밀레의 여름

비시의 밀밭 마을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밀레는 1866년부터 몇 해 동안 여름이면 아내의 요양을 위해 온천 도시 비시에 머물렀다. 바르비종의 농민 그림으로 이름난 화가가 그곳에서는 사람 없는 풍경을 작은 종이에 빠르게 그린 스케치를 많이 남겼는데, 「비시의 밀밭 마을」도 그중 한 장이다.

이삭을 하나하나 그리지 않았다. 짧은 선을 같은 방향으로 되풀이해 밀밭의 결을 만들었다. 화면 아래 절반을 채운 갈색 펜 선이 밀 이삭의 인상을 주고, 손대지 않은 종이의 흰 바탕은 그대로 하늘이 되고 밀밭의 밝은 부분이 된다. 조각을 맞출 때도 펜선이 기운 방향을 한 번 익혀 두면 비슷해 보이는 밀밭 조각들이 훨씬 빨리 갈린다.

배 위에 화실을 차린 도비니

옵트보즈 마을

옵트보즈는 리옹 동쪽의 작은 마을이다. 도비니는 1850년대에 여러 번 이곳을 찾아가 그렸고, 그 작업은 나중에 유화 「옵트보즈의 마을」로 이어졌다. 「옵트보즈 마을」은 그 과정에서 목탄으로 그린 습작이다.

도비니는 배 위에 화실을 꾸며 강을 따라 다니며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이 습작도 현장에서 빨리 잡아낸 것으로 보인다. 갈색 종이에 목탄으로 집과 나무를 그리고, 흰 물감을 점점이 찍어 구름을 냈다. 종이의 갈색이 중간 톤을 맡는 방식은 드가와 로트렉 소묘에서 다룬 색 있는 종이 위 소묘와 같은 원리다.

조각을 고를 때는 흰 점부터 본다. 구름의 흰 점과 수면의 반사가 어두운 목탄 사이에서 뚜렷하게 튀니, 그 조각들을 먼저 골라 하늘과 물의 자리를 정해 둔다.

동방에서 돌아온 드캉의 들판

풍경

세 사람 중 가장 낯선 이름은 알렉상드르 가브리엘 드캉일 것이다. 동방을 여행한 뒤 중동의 풍경과 인물로 이름을 얻은 화가인데, 「풍경」에는 이국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 프랑스의 소박한 들판과 먼 산이 있을 뿐이다. 빛과 색을 연구하던 습작에 가깝다.

바위와 들판을 넓은 붓으로 단순하게 칠한 이 방식은 뒤의 바르비종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드캉 자신은 바르비종 화파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래도 그의 색채 연구는 후대에 씨앗이 되었다. 갈색과 초록, 파랑 몇 가지만 가지고 넓은 공간을 만들어 낸 솜씨가 눈길을 끈다.

색은 앞쪽의 갈색 바위, 가운데 나무, 뒤쪽 파란 산으로 층을 이룬다. 갈색 바위 조각을 아래에 깔고 나무, 산 순으로 앞에서 뒤로 올라간다.

다듬기 전의 첫 판단

세 점 모두 유화로 완성하기 전에, 혹은 완성과 상관없이 그린 습작이다. 완성작에서는 화가의 마지막 의도가 보이고, 스케치에서는 화가가 현장에서 무엇을 먼저 보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뤘는지가 보인다. 밀레는 밀 이삭의 질감을 먼저 잡았다. 도비니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드캉은 색의 층위를 먼저 잡았다. 유화로 넘어가면 지워지기 쉬운 이런 첫 판단이 종이 위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 장 모두 종이나 캔버스의 바탕색이 그림의 일부로 남아 있어서, 물감이 닿지 않은 부분도 생각보다 구분이 잘 된다. 그래도 여백이 많은 스케치라 잘게 나눌수록 밋밋한 조각만 늘어난다. 48조각 정도면 펜선이나 목탄 자국이 조각마다 하나씩은 걸린다. 풍경화 퍼즐을 고르는 일반적인 요령은 풍경화 퍼즐 고르는 법에 따로 모았다.

미술관에서는 대개 완성된 그림만 본다. 디아스의 숲이 다 그린 유화로 숲의 공기를 전한다면, 이 세 장은 그보다 앞선 손놀림을 보여 준다. 밀레가 비시의 밀밭 앞에서 같은 방향으로 펜을 몇 번 긋고 멈춘 자리가, 백오십 년 넘게 지난 지금도 종이 위에 그대로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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