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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정원에 선 궁정 사람들, 15세기 태피스트리 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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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흰색, 푸른색 세로 줄무늬 위로 장미 덩굴이 뻗고, 그 사이에 뾰족한 머리 장식을 쓴 여인들과 짧은 겉옷 차림의 신사들이 서 있다. 「중세 미술」 부문에 있는 태피스트리 세 점, 「장미 정원 속 궁정 사람들」이다. 소장처 기록으로는 15세기 중반(1440~50년 무렵) 남부 네덜란드에서 만들었고, 재료는 “털실을 세로줄로 걸고 양모·비단·금속실로 짠 것”이다. 1909년 로저스 기금으로 들어왔다.

베틀 위에서 만든 그림

태피스트리는 물감 대신 색실로 엮어 낸 그림이다. 세로로 걸어 둔 실 사이로 여러 색의 가로 실을 넣어 가며 무늬를 만든다. 이만한 그림 한 장에 들었을 손품을 떠올려 보면 아찔하다.

게다가 세 점 모두 크다.

네 신사와 네 숙녀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두 숙녀와 두 신사

숙녀와 두 신사

작품크기(세로 × 가로)
네 신사와 네 숙녀378.5 × 264.2 cm
두 숙녀와 두 신사314.3 × 247.7 cm
숙녀와 두 신사가로 3.2m 남짓 (해설 기준)

가장 큰 것은 세로가 3.8미터에 가깝다. 웬만한 방 벽 한 면을 덮는다. 세 점은 원래 방 하나를 둘러싸던 연작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짐작되지만, 처음에 몇 점이었는지, 어떻게 걸려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줄무늬 위의 장미 덩굴

세 점 모두 붉은색, 흰색, 푸른색 세로 줄무늬 바탕에 장미 덩굴이 얽혀 있다. 특정 가문의 문장 색처럼 보이기는 한다. 어느 가문인지 단정할 근거는 이 사이트의 자료에 없다.

그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바탕이 만드는 리듬이다. 줄무늬는 세로로 곧게 서 있고, 장미 덩굴은 그 위를 구불구불 가로지른다. 곧은 선과 휘는 선이 겹치면서 사람들이 정원 위에 둥실 떠 있는 듯 보인다.

뾰족한 모자와 금속실

인물들의 옷은 15세기 중반 부르고뉴 궁정의 유행을 따른 듯하다. 남자들은 짧은 겉옷에 몸에 붙는 긴 다리 옷을 입었다. 여자들은 높고 뾰족한 머리 장식을 쓰고 바닥까지 끌리는 드레스를 입었다. 옷 군데군데 금속실이 섞여 있어 세월이 지나도 은은하게 빛난다.

사진이 없던 시대에 그때의 유행을 이만큼 자세히 남긴 기록은 드물어서, 이 태피스트리들은 복식사 자료로도 쓰인다. 다른 문화의 옷 무늬와 견주어 보려면 이슬람 미술의 의복과 무늬를 곁에 펴 놓고 보면 좋다.

줄무늬 순서로 좌우를 가늠하기

화면 전체를 세로줄 바탕이 덮고 있어서, 이 그림들에서만 통하는 방법이 있다. 붉은색, 흰색, 푸른색이 정해진 순서로 되풀이되니 바탕 조각의 색 순서를 읽으면 그 조각이 화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대강 짐작이 간다. 위아래는 알려 주지 못한다. 줄무늬는 위나 아래나 똑같기 때문이다. 높이는 인물의 옷 색과 얼굴로 잡는다. 인물을 먼저 완성하고 그 사이를 줄무늬 조각으로 채우는 순서가 편하다.

초록 덩굴과 장미 조각은 서로 엇비슷해서 맨 마지막으로 미뤄 둔다. 인물과 줄무늬로 뼈대를 세운 다음, 덩굴이 뻗어 가는 방향을 따라 빈 곳을 메우면 된다. 단색 면 공략법을 무늬 바탕에 옮겨 쓰는 식이다.

「네 신사와 네 숙녀」는 인물이 여덟 명이라 붙잡을 곳이 많아 100조각도 해볼 만하다. 「숙녀와 두 신사」는 인물이 셋뿐이고 바탕이 넓으니 48조각으로 시작하는 게 낫다.

수놓은 그림과 짠 그림

바늘로 한 땀씩 놓은 그림은 수를 놓은 견본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바늘과 베틀의 차이가 화면의 결에 그대로 드러나서, 두 글을 이어 보면 직물 그림의 다른 얼굴이 보인다. 벽을 덮던 태피스트리와 달리 손에 쥐던 중세 물건들은 중세의 작은 보물들에 모여 있다.

중세 궁정 사람들은 이런 태피스트리로 벽을 덮어 방을 데우고, 집안의 위세도 함께 내보였다. 오백 년 넘게 벽에 서 있던 사람들을 화면 위에서 한 조각씩 다시 세우다 보면, 줄무늬와 장미 사이 원래 자리로 그들을 돌려보내는 기분이 든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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