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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외투에서 구슬 블라우스까지 동유럽 자수 의상 다섯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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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을 뒤집어 털을 안으로 넣고, 겉에 꽃을 빽빽이 수놓은 외투가 있다. 같은 동유럽에서 나온 옷인데 한쪽에는 벨벳에 금실 단추를 단 귀족풍 겉옷도 있고, 소매 가득 유리구슬을 박은 블라우스도 있다. 한 지역 안에서도 옷의 재료와 형식은 이만큼 달랐다. 나라도 계층도 다른 다섯 점을 한자리에 놓아 본다.

작품재료시대
겉옷가죽1900
의상비단, 모피, 면, 모, 가죽, 금속사1850~1900
블라우스면, 유리19세기 말
드레스아마, 비단, 금속19세기 말
조끼가죽, 모, 면19세기 말

혼례 때 꺼내 입던 양가죽 외투

겉옷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겉옷의 미색 가죽에는 붉은색·초록·검은색 실로 꽃과 잎이 촘촘하다. 목둘레와 앞섶, 소매 끝에는 갈색 모피를 둘렀다. 털을 안에 두고 겉면에 자수를 놓은 이런 양가죽 외투는 헝가리·루마니아·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시골에서 겨울 예복으로 입었다. 자수가 얼마나 빽빽한지가 그 집 형편을 드러냈고, 혼례 때 신랑 신부가 입기도 했다. 1900년에 만든 이 옷은 그 전통이 가장 화려하던 무렵의 것이다.

헝가리 목동들이 입던 가죽옷은 헝가리 목동의 겨울옷과 그 두 번째 이야기에 더 있다.

붉은 자수와 미색 가죽, 갈색 모피가 확실히 갈려서 100조각으로 잘라도 헤맬 일이 적다. 목둘레와 소매 끝의 모피 띠를 먼저 둘러 옷의 윤곽을 잡아 두면, 자수는 꽃줄기가 뻗은 방향을 따라 이어진다.

귀족의 예복을 빌려 온 무대 의상

의상

의상은 짙은 자주색 벨벳에 모피를 두르고, 가슴에 금실 매듭 단추를 여섯 줄 단 긴 겉옷이다. 벨벳과 모피, 매듭 단추를 함께 쓰는 차림은 폴란드·헝가리·러시아 귀족의 전통 예복에서 왔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이런 옷을 가장무도회나 무대에서 입으려고 따로 짓기도 했다. 재료 목록에 비단·모피·면·아마·양모·가죽·금속사가 다 들어 있으니 부분마다 다른 재료로 지었다는 얘기다. 시골의 자수 옷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도시가 시골과 궁정의 이미지를 빌려 입은 옷이다.

금실 매듭 단추 여섯 줄은 퍼즐에서도 제일 먼저 자리를 찾는다. 애를 먹는 건 그 사이의 자주색 벨벳이다. 색이 한결같아서 광택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를 보고 놓아야 한다. 48~100조각 가운데 처음엔 낮은 쪽으로 잡고, 벨벳 결이 눈에 익으면 100조각까지 올려 볼 만하다.

실 대신 유리구슬

블라우스

블라우스는 넓게 퍼지는 소매 전체에 작은 유리구슬로 꽃무늬를 격자처럼 박았다. 어깨에는 붉은 자수 띠가 둘러져 있다. 소매와 어깨에 장식을 몰아 준 흰 블라우스는 루마니아·우크라이나·헝가리 등 동유럽 여성 민속복의 기본형이다. 그 형식에 유리구슬이 들어온 것은 19세기 후반, 도시에서 구슬이 싸게 공급되면서부터다. 실 자수보다 무겁지만 빛을 되쏘아 축제 옷에 잘 어울렸다. 오래된 형식이 새 재료를 받아들인 경우다.

다섯 벌 가운데 퍼즐로는 이 블라우스가 제일 얄궂다. 구슬 무늬가 격자로 되풀이돼서 어느 조각이든 옆 조각과 닮았다. 어깨의 붉은 띠와 목둘레 주름을 먼저 붙이고, 남은 구슬 조각은 무늬의 촘촘한 정도로 소매 것과 앞판 것을 갈라 둔다. 48조각으로 맞춰도 시간이 꽤 걸린다.

겉옷에 가려지는 밑단

드레스

드레스의 위쪽은 미색 아마천 그대로다. 무릎 아래부터 밑단까지만 붉은색·금색·검은색 기하학무늬가 빽빽하다. 소매 없는 아마 드레스의 밑단만 자수로 채우는 건 그리스와 발칸 지역 여성들이 속옷 겸 드레스로 입던 옷의 형식이다. 위에 조끼와 앞치마를 겹쳐 입으면 밑단의 자수만 드러난다. 무늬와 색을 보면 어느 마을 사람인지, 혼인했는지를 알 수 있었고, 이런 옷은 혼수로 몇 해에 걸쳐 지었다. 조끼와 앞치마까지 겹친 차림 전체는 겹쳐 입는 유럽 여성 민속복에서 볼 수 있다.

48조각으로 맞추면 미색 아마천과 자수가 만나는 자리가 톱니 모양으로 드러난다. 그 톱니를 따라 한 줄을 먼저 이어 두면 위아래가 저절로 갈린다.

마을 가죽 장인의 조끼

조끼

조끼는 미색 가죽 바탕 전체에 붉은색·노란색·초록·파란색 실로 꽃과 잎, 새를 좌우 대칭으로 수놓았고, 앞섶과 목둘레에 검은 털을 댔다. 양가죽 조끼에 여러 색 꽃을 수놓는 방식은 슬로바키아·모라비아·헝가리 시골의 축제 옷에서 볼 수 있다. 마을의 가죽 장인이 정해진 도안대로 만들었고, 자수의 색과 밀도로 마을이 갈렸다. 젊은 남녀가 혼례나 축제 때 입었다.

온통 자수인데도 실 색이 네 가지나 돼서, 100조각이어도 미리보기와 견주면 자리가 금방 잡힌다. 왼쪽 앞판을 다 맞추고 나면 오른쪽은 거울에 비춘 듯 따라온다.

동유럽 자수라는 넓은 말

다섯 점을 나란히 걸면 “동유럽 자수”라는 말이 얼마나 넓은지 실감한다. 시골 혼례의 모피 외투가 있고, 귀족을 흉내 낸 도시의 벨벳 옷이 있다. 유리구슬이라는 새 재료를 받아들인 블라우스, 겉옷 안에 숨는 드레스, 마을 장인의 손에서 나온 조끼도 있다. 같은 지역에서도 누가 무엇에 쓰느냐에 따라 옷의 얼굴이 이렇게 달라졌다.

이 옷들을 보고 있으면 무늬가 곧 신분증이던 시절이 떠오른다. 자수의 색과 밀도만 보고도 어느 마을 사람인지, 형편이 어떤지, 혼인을 했는지 알아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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