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불화의 금선 — 확대해야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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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회화 카테고리에는 고려시대 불화가 몇 점 있다. 문인화나 초상화와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 따로 다룰 만하다.
세계가 인정하는 정교함
고려 불화는 남아 있는 작품이 전 세계에 160여 점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일본에 있고, 국내에 있는 것은 손에 꼽는다. 그 희소성과 별개로, 미술사에서 고려 불화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묘사의 정교함이다.
핵심은 금니(金泥)로 그린 선이다. 금가루를 아교에 개어 붓으로 그리는 기법인데, 옷의 문양 하나하나를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으로 그려 넣었다. 「수월관음도」를 확대해보면 투명한 베일 위에 그려진 금선 문양이 보인다.
투명한 옷을 그리는 법
수월관음도의 가장 유명한 특징은 관음보살이 걸친 **투명한 사라(紗羅)**다. 얇은 비단이 몸을 덮고 있는데, 그 아래 살결과 옷 문양이 비쳐 보이도록 그렸다.
이걸 어떻게 표현했느냐면, 비단 뒷면에서 색을 칠하는 배채법(背彩法)을 쓴 뒤 앞면에서 금선으로 문양을 얹었다. 뒤에서 스며 나온 색이 은은해지고, 그 위의 금선만 또렷하게 남는 것이다.
퍼즐로 맞출 때
솔직히 난이도가 높다. 이유가 몇 가지 있다.
- 전체적으로 어둡다. 세월이 지나 비단이 갈색으로 변한 데다 원래도 짙은 색조라 조각 간 대비가 약하다.
- 문양이 반복된다. 옷의 연화문, 당초문이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이슬람 의상 퍼즐과 비슷한 어려움이 있다.
- 화면 대부분이 인물 한 명이다. 배경 요소가 적어 기준점 잡기가 어렵다.
대신 통하는 방법이 있다. 금선이 밀집한 부분을 먼저 찾는 것이다. 보관(寶冠), 목걸이, 팔찌처럼 장식이 집중된 영역은 화면에서 유일하게 밝고 복잡해서 눈에 띈다. 여기를 축으로 잡고 확장해나가면 된다.
확대는 필수
중세 상아 조각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고려 불화야말로 확대 없이는 절반도 못 보는 작품이다. + 버튼으로 확대해서 옷자락의 금선을 한 번 들여다보면, 왜 이 그림들이 특별하게 취급받는지 납득이 된다.
다른 불화도 함께
「아미타여래와 지장보살」이나 「지장보살」도 같은 시대의 작품이다. 여러 점을 이어서 맞춰보면 인물의 자세와 옷 문양에 정해진 규범이 있었다는 것, 그 안에서도 화가마다 조금씩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이 보인다.
조선시대 회화 전반은 조선시대 회화로 만나는 한국 전통 미술에서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