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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돈키호테, 아마존 여전사를 그린 문학 속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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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의 젊은 남자가 칼끝을 내린 채 붉은 커튼을 노려본다.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이 장면에서 사건을 읽고, 모르는 사람은 그저 두 사람이 다투는 그림으로 본다. 미술관에는 이렇게 이야기의 한 장면을 옮긴 그림이 많다. 유럽 회화 가운데 책이나 신화에서 나온 그림을 몇 점 골랐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아마존이다.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게 만드는 데 퍼즐만 한 게 없어서, 이번에도 퍼즐로 배우는 미술 감상법에서 해 본 대로 조각을 맞추며 읽는다.

붉은 커튼 뒤에 쓰러진 사람

햄릿과 그의 어머니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햄릿과 그의 어머니」는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가 1849년에 그린 세로 27센티미터의 작은 유화다. 소장처 정보에 따르면 1967년 아델레이드 밀턴 드 그루트의 유증으로 들어왔다.

맨 앞에서 말한 남자 뒤에서 한 여인이 그의 팔을 붙잡고 있다. 『햄릿』 3막 4장, 어머니의 방에서 햄릿이 커튼 뒤에 숨어 엿듣던 폴로니어스를 찌른 직후다. 장면을 몰라도 그림은 보인다. 그런데 커튼 아래 어둠 속에 쓰러진 몸이 무슨 일의 결과인지 알고 나면 두 사람의 표정이 달리 읽힌다. 얼굴을 오래 보는 요령은 초상화 퍼즐 가이드에 따로 있다.

들라크루아는 1820년대 파리에서 영국 극단의 셰익스피어 공연을 본 뒤 평생 햄릿에 매달렸다. 1834년부터 십여 년에 걸쳐 햄릿 석판화 연작을 냈고, 이 작은 유화는 그 연작의 한 장면을 다시 그린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판화로, 유화로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검은 옷, 붉은 커튼, 흰 머릿수건이 화면을 큼직하게 나누고 있어 24조각이나 48조각으로 자르면 금방 끝난다. 얼굴과 손, 칼은 모양이 분명해 저절로 모인다. 애를 먹이는 건 오른쪽 커튼의 붉은 면 하나다. 위로 갈수록 밝고 아래로 갈수록 어두워지니, 붉은 조각들을 밝기 순서로 한 줄 세워 놓고 위에서부터 내려온다.

결혼식 뒤 소박한 방에 초대된 돈키호테

바실리오와 키테리아에게 대접받는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바실리오와 키테리아에게 대접받는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는 귀스타브 도레(1832~1883)의 유화로, 세로 92센티미터, 가로 73센티미터다. 소장처 연대는 “1863?”으로 물음표가 붙어 있다.

도레는 1863년에 『돈키호테』 삽화 수백 점을 그려 이 소설의 이미지를 거의 정해 버린 화가다. 그림 속 장면은 부자 카마초의 결혼식에서 꾀를 내어 신부 키테리아와 맺어진 바실리오가 돈키호테와 산초를 집으로 부른 대목이다.

눈여겨볼 건 삽화가 유화로 옮겨졌다는 사실이다. 도레의 삽화는 흑백 선으로 알려져 있으니, 같은 장면이 색을 입으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견줘 볼 수 있다. 삽화는 여기 없으니 비교하려면 도레의 삽화를 따로 찾아봐야 한다.

100조각으로 맞춰 보면 파란 옷, 붉은 모자, 흰 두건이 화면 여기저기 박혀 있어 처음 몇 조각은 금방 제자리를 찾는다. 막히는 건 그 뒤의 갈색이다. 찬장의 직선과 벽에 걸린 액자를 먼저 이어 위쪽 틀을 세워 두면, 남은 바닥과 벽은 결의 방향만 보고 채울 수 있다.

낭시 궁정 화가가 그린 아마존 두 점

「아마존의 승리」와 「아마존의 출정」은 프랑스 낭시의 화가 클로드 데뤼에(1588년경~1660)가 1620년대에 그렸다. 크기는 51.4 × 66cm와 50.8 × 66cm로 거의 같고, 둘 다 1971년 해리 스퍼링의 유증으로 들어왔다.

아마존은 그리스 신화 속 여전사 부족이다. 데뤼에는 낭시에서 로렌 공작의 궁정 화가로 일하며 화려한 축제 그림과 신화 장면을 그렸다. 두 점은 한 쌍으로, 전투에 나서는 장면과 이긴 뒤의 장면을 나란히 걸도록 그렸다고 읽힌다.

아마존의 출정

「출정」에서는 성채 아래 숲 가장자리로 말 탄 여전사들이 줄지어 나온다.

아마존의 승리

「승리」에서는 큰 나무 아래 여전사들이 창을 치켜들고 몰려 있다.

데뤼에는 전투의 잔혹함보다 말과 갑옷의 장식, 인물들이 무리 짓는 모양에 공을 들였다. 궁정의 취향이 그대로 보인다. 신화의 여전사라기보다 궁정의 화려한 기마 행렬에 가까운 분위기라,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화가의 눈은 자기가 섬기던 궁정에 가 있었던 것 같다.

두 점 모두 손이 먼저 가는 덩어리가 많다. 「승리」는 흰 말 두 마리와 붉은 깃발, 왼쪽의 큰 나무 기둥을 먼저 맞춘다. 「출정」은 왼쪽 성채와 바위, 오른쪽 위의 푸른 산과 하늘, 아래쪽 말 탄 인물 무리로 구역이 나뉜다. 인물이 작고 많아서 300조각에 도전해 볼 만하다. 큰 판이 처음이라면 300조각에 처음 도전할 때를 먼저 읽어 두면 좋다.

다 맞춘 뒤에 다시 읽히는 그림

이야기 그림은 완성한 다음이 더 재미있다. 조각이 다 맞춰져 화면 전체가 드러나면 그제야 이야기 속 장면과 겹쳐 볼 수 있다. 햄릿이라면 “이 순간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지?”, 돈키호테라면 “이 사람들은 왜 여기 모였을까?” 하는 물음이 떠오른다.

이야기를 몰라도 퍼즐은 풀린다. 그래도 들라크루아가 같은 햄릿을 몇 번이고 다시 그린 걸 생각하면, 그 역시 한 장면을 붙들고 앞뒤를 거듭 되짚던 사람이었을 것 같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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