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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셰익스피어, 친구의 정원까지 들라크루아가 그린 다섯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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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은 여기 다섯 점이 있는데, 지금까지 이 화가 이야기만 따로 한 글은 없었다. 다섯 점은 퍼블릭 도메인 설명이나 퍼즐로 배우는 미술 감상법 같은 글에 예시 그림으로 한 번씩 얼굴을 비췄을 뿐이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에게 이건 좀 이상한 대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섯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모아 놓고 보니 소재가 생각보다 훨씬 제각각이다.

작품소재연도
잠든 그리스도성경1853년 무렵
조르주 상드의 노앙 정원풍경1842~43년 무렵
햄릿과 어머니문학1849
리즈네르 부인의 초상가족 초상1835
나체즈족소설, 대작1823~24년과 1835년

폭풍 한가운데서 혼자 잠든 사람

잠든 그리스도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초록빛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 솟구치고 제자들은 겁에 질려 있다. 그런데 뱃머리의 그리스도는 팔베개를 하고 잠들었다. 잠든 그리스도는 마가복음에 나오는 갈릴리 호수 이야기를 그렸다. 들라크루아는 1850년대에 이 주제를 여섯 점 넘게 되풀이해 그렸다. 젊은 날의 대작들에 비하면 캔버스가 작고 붓질이 거칠어서, 파도와 하늘은 형태보다 색과 움직임으로 먼저 눈에 들어온다.

퍼즐로는 만만치 않다. 초록 바다가 화면의 절반을 넘는다. 배와 인물이 있는 가운데 띠를 먼저 끝내 두고, 바다는 거품이 있는 밝은 조각과 거품 없는 어두운 조각으로 나눈 다음 파도의 결을 따라 이어 붙인다.

친구 집 정원에서 보낸 여름

조르주 상드의 노앙 정원

조르주 상드의 노앙 정원에는 사람이 없다. 짙은 초록 나무들 사이로 난 작은 길 끝에 돌 벤치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다. 노앙은 소설가 조르주 상드의 시골 저택이고, 들라크루아는 1842년과 1843년 여름에 상드와 쇼팽의 초대를 받아 이곳에 머물렀다. 역사화와 극적인 장면으로 이름난 그가 이렇게 고요한 정원을 그린 일은 드물다. 친구 집에서 보낸 여름을 적어 둔 일기처럼 읽힌다.

이 그림도 초록이 거의 전부라 쉽지 않다. 왼쪽 위 하늘, 오른쪽 나무 기둥, 가운데 벤치를 먼저 박아 두고, 남은 초록은 연두와 청록으로 갈라 나간다. 100조각 이하를 권한다. 숲처럼 초록 일색인 풍경이 왜 유난히 어려운지는 풍경화 퍼즐 고르는 법에서 따로 다뤘다.

평생 셰익스피어를 붙들고 산 화가

햄릿과 어머니

햄릿과 어머니는 세로 27센티미터의 작은 유화다. 칼끝을 내린 햄릿이 붉은 커튼 쪽을 노려보고, 뒤에서 왕비 거트루드가 그의 팔을 붙든다. 『햄릿』 3막 4장, 커튼 뒤에 숨어 있던 폴로니어스를 찌른 직후다. 들라크루아는 1820년대 파리에서 영국 극단의 셰익스피어 공연을 본 뒤로 햄릿을 놓지 못했고, 1834년부터 십여 년 동안 햄릿 석판화 연작을 냈다. 이 유화는 그 연작의 한 장면을 다시 그린 것이다. 문학에서 나온 다른 그림들은 책과 신화에서 나온 그림에 모여 있다.

조각 수가 많아지면 붉은 커튼에서 길을 잃기 쉽다. 두 인물의 얼굴과 손, 칼을 먼저 모으고, 커튼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어두워지니 그 농도로 세로 위치를 가린다.

외숙모의 주름까지 그린 초상

리즈네르 부인의 초상

리즈네르 부인의 초상에서는 흰 레이스 보닛을 쓴 중년 여성이 이쪽을 본다. 모델 펠리시테 롱루아는 화가 앙리 프랑수아 리즈네르의 아내인데, 리즈네르가 들라크루아의 외삼촌이다. 그러니 화가가 외숙모를 그린 가족 초상이다. 주문받아 그린 초상과 달리 꾸밈이 적고, 얼굴의 주름과 살집을 있는 그대로 옮겨서 가까운 사이라는 게 느껴진다.

흰 보닛과 깃을 레이스 주름 방향대로 먼저 맞추고, 어두운 배경과 자줏빛 옷은 붓질에 광택이 도는지 아닌지로 가른다. 초상화를 맞추는 일반적인 순서는 초상화 퍼즐 가이드에 있다.

시작하고 12년 만에 완성한 대작

나체즈족

나체즈족에서는 강가에서 갓난아기를 안은 남자 옆에 지친 여자가 기대어 누워 있다. 샤토브리앙의 소설 『아탈라』와 『나체즈족』에서, 부족이 학살당한 뒤 도망치던 부부가 미시시피 강가에서 아이를 낳는 대목이다. 들라크루아는 1823년에 이 그림을 시작했다가 오래 손을 놓았고, 1835년에야 마무리해 살롱에 냈다. 젊을 때 고른 낭만주의적 주제 위에 원숙해진 붓질이 덧입혀진 그림이다.

붉은 천과 두 인물의 피부가 화면 가운데를 차지하니 거기서 시작하면 된다. 카누와 활, 화살 같은 작은 물건들이 자리를 잡아 주는 단서다.

극적인 화가의 조용한 얼굴들

종교화, 문학화, 풍경 습작, 가족 초상, 그리고 12년이 걸린 대작. 들라크루아라고 하면 떠오르는 격렬한 역사화 몇 점만으로는 이 폭이 보이지 않는다. 폭풍과 칼부림을 그리던 손이 친구의 정원 앞에서는 조용해지고, 외숙모 앞에서는 꾸밈을 내려놓았다. 다섯 점 가운데 가장 들라크루아답지 않은 그림을 꼽으라면 노앙의 빈 벤치일 텐데, 오래 보고 있으면 그 그림이 가장 사적으로 느껴진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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