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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년과 1791년, 두 화가가 그린 자기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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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챙 넓은 검은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이쪽을 본다. 그로부터 136년 뒤, 한 여성 화가는 하프를 곁에 두고 실물 크기로 자신을 그렸다. 앞의 남자는 정말 화가 자신인지부터 확실하지 않고, 뒤의 여성은 신원도 의도도 분명하다. 자화상은 화가가 어떻게 보이고 싶었는지를 보여 주는 그림인데, 두 점을 나란히 놓으면 그 자신감의 크기가 시대마다 얼마나 달랐는지 보인다.

작품화가연대크기
남자의 초상 (자화상?)빌럼 드로스트1653년 또는 1655년86.7 × 72.4cm
하프를 든 자화상로즈 아델라이드 뒤크뢰1791193 × 128.9cm

제목에 붙은 물음표

남자의 초상 (자화상?)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남자의 초상」에서는 챙 넓은 검은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어두운 배경 앞에 서 있다. 빌럼 드로스트는 1650년대 초 렘브란트의 공방에서 배운 화가다. 스물여섯에 베네치아에서 세상을 떠나 남은 작품이 많지 않다.

제목에는 아예 물음표가 붙어 있다(“자화상?”). 자화상으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일찍 죽은 탓에 남은 자료가 적어서 이 얼굴이 정말 그의 얼굴인지 확정할 길이 없다. 어두운 배경에서 얼굴과 손만 떠오르게 하는 방식은 스승에게서 그대로 배워 왔다. 옷자락 아래로 보이는 흰 종이 한 장은 화가나 학자의 표식으로 읽힌다.

실물 크기로 선 여성 화가

하프를 든 자화상

136년 뒤의 「하프를 든 자화상」은 모든 게 반대다. 로즈 아델라이드 뒤크뢰는 초상화가 조제프 뒤크뢰의 딸로, 이 그림을 1791년 파리 살롱에 냈다.

그린 시점이 중요하다. 프랑스 혁명 직후 열린 이 살롱은 왕립 아카데미 회원이 아닌 화가에게도 처음 문을 열었고, 여성 화가에게는 드문 기회였다. 혁명이 잠깐 열어 준 그 틈에 뒤크뢰는 실물 크기(세로 193센티미터)의 당당한 자화상을 걸었다.

구도도 계산돼 있다. 붓과 팔레트 대신 하프를 들고 선 모습은 당시 교양 있는 여성의 이상형을 보여 주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화가라는 직업보다 그 시대가 여성에게 기대하던 교양, 곧 음악을 앞세워 자신을 소개했다. 꽤 영리한 자기 연출로 보인다. 그는 1802년 산토도밍고에서 세상을 떠났다.

흐릿한 기록과 스스로 세운 기록

드로스트의 초상은 화가 자신인지조차 모르는 채로 어둠 속에서 얼굴과 손만 겨우 내민다. 뒤크뢰는 신원도 의도도 밝힌 채 실물 크기의 전신을 드러낸다.

개인의 성격 차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이름 없는 젊은 화가가 자기 얼굴을 남기는 일과, 혁명 직후 프랑스에서 여성 화가가 제도의 틈을 비집고 자신을 알리는 일은 처한 상황부터 달랐다. 한쪽은 기록이 흐릿하게 남았고, 다른 쪽은 스스로 기록을 또렷하게 세웠다. 드루에가 그린 파리의 여인들을 곁에 두면, 같은 18세기 프랑스 여성의 초상이라도 화가가 그려 준 모습과 스스로 고른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견줘 볼 수 있다.

검은 면과 줄무늬 드레스

드로스트의 초상은 48조각으로 잘라도 검은 면이 넓어 쉽지 않다. 초상화 퍼즐 가이드에서는 얼굴을 마지막까지 아껴 두라고 했지만, 이 그림에서 밝은 곳은 얼굴과 흰 깃, 손, 아래쪽 종이뿐이다. 그 조각들로 먼저 뼈대를 세우고 모자 챙의 곡선 조각을 위에 얹는다. 남은 검은 조각은 옷의 광택이 도는 것과 배경의 밋밋한 것, 두 무더기로 가른다.

뒤크뢰의 자화상은 정반대로 밝고 크다. 드레스 줄무늬가 치마 주름을 따라 어느 쪽으로 휘는지 읽으면 조각의 위치가 거의 정해진다. 하프의 금빛 기둥과 현, 붉은 카펫도 저마다 쉽게 구분돼서 300조각으로 도전해도 무리가 없다.

거울 앞에서 고른 모습

자화상은 거울을 보며 그리지만, 결국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를 고르는 그림이다. 드로스트는(그의 얼굴이 맞다면) 스승의 방식을 빌려 자신을 어둠 속에 묻었고, 뒤크뢰는 시대가 잠깐 열어 준 좁은 문 앞에서 자신을 활짝 드러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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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퍼즐에서 얼굴을 마지막에 맞추는 게 나은 이유 →배우부터 왕의 딸까지, 드루에가 그린 18세기 파리의 여인들 →빨리 맞추는 사람들은 퍼즐 조각을 어떤 순서로 정리할까 →젊은 화가에서 노인까지, 유럽 회화 마지막 네 점에 담긴 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