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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화가들이 세 번 그린 성 베르나르디노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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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수도복을 입은 여윈 노인이 IHS라는 글자가 새겨진 판을 들고 있다. 「성 베르나르디노」라는 같은 제목의 그림이 세 점인데, 처음에는 다 비슷하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다. 그런데 나란히 놓고 오래 볼수록 다른 점이 더 도드라진다. 세 점 모두 이탈리아 시에나의 화가가 그렸고, 모두 로버트 리먼 컬렉션에서 1975년에 미술관으로 들어왔다.

작품화가연대크기
성 베르나르디노 (파란 바탕)사노 디 피에트로1460~70년 무렵17.8 × 10.5 cm
성 베르나르디노 (금박 바탕)사노 디 피에트로1447년(추정)24.1 × 22.2 cm
성 베르나르디노 (화환)벤베누토 디 조반니1474년 무렵(추정)23.8 × 25.7 cm

성 베르나르디노 (파란 바탕)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첫 번째는 세로 18센티미터 정도로 손바닥에 들어오는 작은 패널이다. 이 크기라면 벽에 거는 그림이라기보다 개인이 곁에 두고 기도하던 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 크기만 보고 짐작한 것이고, 실제로 어디에 놓였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광장에서 IHS 판을 들어 보인 설교자

베르나르디노는 15세기 전반 이탈리아 도시들을 돌며 광장에서 설교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다. 예수의 이름을 뜻하는 IHS 모노그램을 판에 새겨 군중에게 들어 보이곤 해서 유명했다.

1444년에 세상을 떠났고 1450년에 성인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1447년 무렵의 그림은 성인으로 공인되기 전에 그려졌는데도 후광이 있다. 시에나 사람들이 얼마나 일찍부터 그를 성인으로 여겼는지 말해 주는 대목일 수 있다. 다만 그 그림의 연대 자체에 물음표가 붙어 있으니 조심해서 읽어야 하는 추론이다.

같은 구도, 다른 분위기

세 그림 모두 갈색 수도복의 노인이 IHS 판을 든 구도다. 그런데 받는 인상이 꽤 다르다.

파란 바탕의 작은 초상은 색이 또렷하다. 파란 배경 위에 갈색 수도복, 붉은 판, 금색 후광이 선명하게 갈린다. 여윈 얼굴이 오래 남는데, 베르나르디노를 직접 본 사람들의 기억이 아직 살아 있던 때라 실제 모습에 가깝게 그렸다고 볼 수 있다.

색이 분명한 만큼 퍼즐로도 가장 쉽다. 얼굴과 IHS 판, 후광의 금색 조각을 먼저 맞추면 남은 파란 배경은 저절로 자리를 찾는다. 처음이라면 24조각으로도 충분하다.

성 베르나르디노 (금박 바탕)

금박 바탕 쪽은 배경이 온통 금이다. 후광에는 점을 찍어 만든 무늬가 있고 표면에는 긁힌 자국도 남았다. 르네상스 금박 패널화에서 다룬 금박 바탕 그림의 전형이다.

이건 반대로 까다롭다. 배경 대부분이 금색이라 조각끼리 비슷비슷하다. 후광의 점무늬가 있는 조각과 없는 조각부터 나누고, 파란 판과 얼굴, 갈색 수도복으로 가운데를 세운 다음 금박은 후광 둘레에서 바깥으로 채워 간다. 금박 패널화 퍼즐 가이드와 같은 방법이고, 48조각을 권한다.

성 베르나르디노 (화환)

화환이 있는 초상이 셋 중 가장 독특하다. 잎과 열매를 엮은 화환이 인물을 둥글게 감싸는데, 소장처 재료란에 “파스틸리아(pastiglia) 과일 화환”이라고 적혀 있다. 파스틸리아는 석고를 여러 겹 돋워 올린 뒤 금박을 입히는 기법이다. 그러니 이 화환은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고 볼록하게 솟은 부조다. 화면을 손으로 쓸어 본다면 화환만 올록볼록할 것이다.

퍼즐에서는 그 볼록함이 만드는 그림자가 단서다. 화환 조각에는 음영이 있고 평평한 금박 조각에는 없다. 화면이 거의 정사각형이라 어디서 시작해도 상관없다. 화환을 원으로 먼저 두르면 틀이 서고, 그 안에 인물이 자연스레 들어앉는다.

인상, 금박, 장식

같은 성인이어도 화가가 다르면 기리는 방식이 달라진다. 하나는 얼굴의 인상을 살렸고, 하나는 금박으로 성스러움을 내세웠고, 또 하나는 화환을 둘러 기념패처럼 꾸몄다. 같은 성인을 그렸으니 이어서 풀면 그 차이가 손에 잡힌다. 인물화 퍼즐의 기본 요령은 인물화 퍼즐 가이드에 있고, 같은 시대의 성모자 그림은 성모자상 퍼즐에서 볼 수 있다.

세 판을 다 맞추고 나면 같은 얼굴을 세 번 그린 사람들의 차이가 손에 남는다. 500년 전 시에나 사람들은 한 성인을 두고도 저마다 다른 그림을 원했다. 흩어진 조각 세 무더기가 그걸 말해 준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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