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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못 되었지만 시에나가 기억한 두 복자, 조반니 디 파올로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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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 아치 안에 검은 모자와 검은 망토 차림의 여윈 남자가 서 있다. 그 옆 패널에는 흰 수도복에 검은 망토를 걸치고 붉은 책을 든 남자가 있다. 둘 다 교회가 공식으로 인정한 성인은 아니다. 그래도 고향 시에나 사람들은 이들을 잊지 않았다. 복자(福者, beato)라고 불리는 안드레아 갈레라니와 암브로조 산세도니다.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디노를 그린 초상 세 점의 베르나르디노가 공인된 성인이라면, 이 두 사람은 그 한 단계 아래에서 고향의 공경을 받았다.

작품인물생몰크기
복자 안드레아 갈레라니시에나의 귀족, 병원 설립자~1251년 사망51.4 × 17.8 cm
복자 암브로조 산세도니도미니코회 수도사1220~128652.4 × 17.8 cm

두 패널 모두 조반니 디 파올로가 나무에 템페라와 금박으로 그렸다. 크기도 거의 같고 폭은 17.8cm로 똑같아서, 원래 한 제단화의 좌우에 나란히 걸렸던 짝이라는 짐작이 간다.

성인과 복자의 차이

‘성인(saint)‘은 교회가 공식 절차를 밟아 인정한 인물이다. ‘복자’는 그보다 한 단계 낮다. 정식 시성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아직 마치지 못한 인물을, 특정 지역이나 공동체가 스스로 공경하는 경우다. 온 나라가 아는 위인과, 고향에서만 각별히 기리는 지역 인물의 차이쯤으로 보면 얼추 맞다.

병원을 세운 귀족

복자 안드레아 갈레라니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복자 안드레아 갈레라니」의 주인공은 13세기 시에나의 귀족이다. 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본 덕에 복자로 공경받았다. 귀족이면서 가난한 이들 곁에 섰다는 점이 고향 사람들의 마음을 샀다.

조반니 디 파올로는 15세기 시에나에서 가장 개성 있는 화가로 꼽힌다. 길고 마른 몸, 날카로운 얼굴이 그의 인물들의 특징인데, 여윈 얼굴에 검은 옷을 입은 갈레라니에게서 그 화풍이 그대로 보인다.

설교와 외교의 수도사

복자 암브로조 산세도니

「복자 암브로조 산세도니」는 13세기 시에나의 도미니코회 수도사다. 설교와 외교로 이름을 얻어 고향에서 복자로 공경받았다.

흰 수도복과 검은 망토는 도미니코회의 정해진 옷차림이다. 정수리를 깎은 머리, 아래로 떨군 시선, 손에 든 붉은 책은 학식 있는 수도사를 그릴 때 흔히 쓰던 도상이다. 갈레라니가 세속에서 자선으로 존경을 얻었다면, 산세도니는 교회 안에서 말과 협상으로 이름을 남겼다.

짝으로 그려진 두 사람

두 패널이 짝이라는 건 소장처 설명에도 분명히 적혀 있다. 갈레라니 쪽 설명은 이 패널이 같은 미술관의 「복자 암브로조 산세도니」와 짝을 이루며, 시에나의 지역 성인들을 모신 제단화의 일부였다고 한다. 산세도니 쪽은 갈레라니와 한 쌍으로, 시에나가 자기 성인들을 얼마나 아꼈는지 보여 준다고 짚는다.

귀족 출신 자선가와 수도사 출신 외교가. 신분도 살아온 길도 달랐던 두 사람이 같은 제단화에 나란히 그려졌다. 시에나가 고향 사람을 기리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끝내 성인이 되지 못한 까닭

두 사람이 왜 끝내 정식 성인이 되지 못했는지는 여기 있는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시성 절차는 오래 걸리고 정치 사정에도 휘둘렸으니, 자격이 모자라서였다기보다 여러 사정이 겹쳤을 가능성이 크다. 시에나 사람들은 공식 인정을 기다리지 않았다. 제단화에 그려 넣는 일 자체가 지역의 공경을 드러내는 한 방식이었다.

검은 옷과 금박의 경계부터

두 패널은 구도가 닮았다. 금박 바탕, 좁고 긴 화면, 검은 옷의 인물. 검은 옷과 금박이 만나는 경계 조각부터 맞추면 인물의 실루엣이 먼저 선다. 그다음은 소품으로 두 사람을 가른다. 갈레라니는 앞으로 내민 빈손이, 산세도니는 손에 든 붉은 책이 눈에 띈다. 위쪽의 뾰족한 아치와 아래쪽 무늬 있는 바닥으로 구조선을 잡아 두면 화면 전체가 정리된다.

금박은 금박 패널화 퍼즐 가이드에서 말한 대로 인물을 다 맞춘 다음 후광 둘레에서 바깥으로 채워 나간다. 폭이 좁고 세로로 긴 그림이라 격자도 홀쭉하게 나온다. 24조각이나 48조각으로 자르면 한 줄에 조각이 몇 개 안 돼서, 금박만 든 조각은 아치 곡선이 걸쳤는지를 보고 위아래를 가른다.

고향이 기억하는 사람들

성인은 못 되었어도 두 사람은 자기가 나고 자란 도시의 제단화 위에서 몇 세기를 버텼다. 흩어진 제단화 패널에서 다룬 것처럼 큰 제단화가 낱장으로 팔려 나가던 시절에도, 이 짝은 흩어지지 않고 함께 남았다. 공식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일보다 한 도시 사람들의 꾸준한 애정이 더 오래가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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