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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수집품에 보티첼리와 벨리니가 함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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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에 누운 아기가 스스로 빛을 낸다. 1406~10년 무렵 로렌초 모나코가 그린 작은 패널이다. 로버트 리먼 컬렉션에는 여러 글에서 다룬 이름 없는 화가들의 패널이 많지만, 이렇게 미술사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도 섞여 있다. 보티첼리, 조반니 벨리니, 카를로 크리벨리, 로렌초 모나코. 네 화가의 그림을 나란히 놓으면 한 사람의 수집품이 이탈리아 회화 80여 년을 어떻게 건너뛰는지가 보인다.

작품화가연대지역
수태고지보티첼리1490년 무렵피렌체
성모자조반니 벨리니1470년 무렵베네치아
사도카를로 크리벨리1471~73년 무렵아드리아해 연안
성탄로렌초 모나코1406~10년 무렵피렌체

손바닥만 한 보티첼리

수태고지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수태고지」는 가로 31센티미터의 작은 패널이다. 회랑을 배경으로 천사 가브리엘이 무릎을 꿇고 마리아가 고개를 숙인다. 르네상스 회화에서 가장 흔한 주제 가운데 하나다.

보티첼리는 1490년 무렵 이 장면을 여러 크기로 그렸다. 이 작은 패널은 큰 제단화의 프레델라(아래쪽 띠 부분)에 들어갔거나 개인 기도용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너스의 탄생」 같은 대작으로 이름난 화가가 손바닥만 한 화면에 정확한 건축 원근과 부드러운 인물을 함께 담았다.

회색 건축 조각이 많아서 처음 흩어 놓으면 막막하다. 바닥 타일과 기둥의 직선이 모두 한 소실점으로 모인다는 걸 알고 나면 길이 보인다. 천사의 분홍빛 옷과 마리아의 푸른 옷처럼 색 있는 조각을 먼저 맞추고, 건축은 선의 방향을 따라 채운다.

벨리니가 그린 베네치아의 빛

성모자

「성모자」는 돌 난간 위에 선 아기와 그를 받치는 마리아를 그렸다. 조반니 벨리니는 베네치아 회화의 기초를 놓은 화가이자 티치아노와 조르조네의 스승이었다.

아직 템페라와 금박을 쓰던 초기작인데도 뒤쪽 풍경에는 벌써 부드러운 빛과 공기가 감돈다. 강과 성벽, 푸른 언덕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뒤에 올 베네치아 회화의 빛을 미리 알린다. 마리아와 아기 앞의 돌 난간은 그림 속 세계와 보는 사람 사이에 그어 둔 경계처럼 보인다.

푸른 망토, 흰 두건, 붉은 옷, 하늘, 초록 풍경으로 화면이 색 구역별로 깔끔하게 나뉘어서 300조각까지도 무리 없이 즐길 만하다. 얼굴과 손 같은 살색 조각은 수가 적으니 미리 찾아 두고, 망토는 주름의 밝은 선을 따라 이어 간다.

크리벨리의 굵은 윤곽선

사도

「사도」는 두루마리를 펼쳐 들고 하늘을 가리키는 인물이다. 카를로 크리벨리는 베네치아 출신이지만 이탈리아 동해안의 작은 도시들에서 활동하며 금박과 부조 장식을 아낌없이 쓴 제단화를 남겼다.

크리벨리의 영향을 받은 화가의 그림도 이미 소개한 적이 있다. 옥좌의 성모자에 나온 니콜라 디 마에스트로 안토니오의 작품이다. 이 패널은 그 영향이 흘러나온 곳, 크리벨리 본인의 손이다. 인물 윤곽에 굵고 단단한 선을 쓰는 게 그의 특징으로, 여기서도 손가락과 옷 주름이 조각처럼 또렷하다.

인물이 화면을 꽉 채우고 있어서 얼굴과 손, 두루마리의 글씨 조각부터 맞추고 흰 옷과 갈색 망토는 주름 방향으로 잇는다. 금박 배경 조각은 후광에 새긴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로 가르면 헷갈리지 않는다.

스스로 빛나는 아기, 로렌초 모나코의 성탄

성탄

네 점 중 가장 이른 것이 맨 앞에서 말한 「성탄」이다.

스스로 빛나는 아기는 성녀 브리지타의 환시에서 나왔다. 14세기 스웨덴의 성녀 브리지타가 예수 탄생의 환시를 보고 전한 내용이 이후 서양 미술에서 성탄 장면의 표준 도상으로 자리 잡았다. 로렌초 모나코는 피렌체 카말돌리회의 수도사 화가로, 우아하게 흐르는 옷 주름과 밝은 색으로 국제 고딕 양식을 대표한다.

색 구역이 뚜렷한 편이다. 아기의 빛과 두 얼굴을 먼저 잡고, 마구간의 직선으로 가운데를 세운 다음 바위와 금박을 채운다. 크리벨리와 이 그림은 48조각이나 100조각이면 충분하다.

피렌체에서 아드리아해까지

연대순으로 놓으면 1406년(로렌초 모나코)에서 1490년(보티첼리)까지 이어진다. 지역으로는 피렌체(로렌초 모나코, 보티첼리)와 베네치아(벨리니), 아드리아해 연안(크리벨리)까지 이탈리아 곳곳에 걸쳐 있다.

한 개인의 수집품이 이만큼 넓은 시간과 지역을 품었다는 건, 로버트 리먼이 특정 화가나 유파에 매달리지 않고 이탈리아 회화의 큰 흐름을 따라갔다는 뜻이다. 켈레키안의 유증품 다섯 점이 천 년을 건너뛰었다면, 리먼의 네 점은 한 세기가 채 안 되는 시간 안에서 이탈리아 반도를 가로지른다.

이름이 남은 그림들

여기서 다룬 다른 그림 대부분은 화가의 이름이 사라졌거나 별칭으로만 남았다. 금박 패널화 퍼즐 가이드나 성모자상 퍼즐에 나오는 그림들이 그렇다. 이 네 점은 반대로 보티첼리, 벨리니, 크리벨리, 로렌초 모나코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또렷하게 따라붙는다.

그래도 조각을 손에 들면 이름은 잠깐 잊힌다. 보티첼리의 회색 기둥 한 조각이든 이름 없는 화가의 금박 한 조각이든, 놓을 자리를 찾아 한참 들여다보게 되는 건 똑같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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