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르카와 초가, 쿠르타로 보는 인도 남성 옷의 자수와 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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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비단 가슴판에 작은 거울 조각이 촘촘히 박혀 은빛 점처럼 반짝인다. 「이슬람 미술」 부문에는 서아시아 옷 말고도 이름이 낯선 남아시아, 인도 남성의 옷이 여러 벌 있다. 앙가르카 두 벌, 초가 네 벌, 쿠르타 세 벌. 모두 마네킹에 입혀 찍었고 대개 18~19세기 옷이다.
소장처 기록에는 옷의 종류와 재료, 대략의 연대만 있다. 아래 이야기는 그 기록에서 출발한다.
앙가르카, 초가, 쿠르타는 어떻게 다른가
앙가르카(angarkha)는 인도 북부와 서부 남성의 겉옷이다. 가슴 앞을 사선이나 곡선으로 여미는 구조에서 이름이 왔고, 앞이 둥글게 파여 안쪽 옷이 보이며 소매는 길고 좁다.
초가(choga)는 인도와 페르시아 남성이 겉에 걸치던 헐렁한 옷이다. 앞이 트여 있고 소매가 넓게 벌어진다.
쿠르타(kurta)는 남아시아 어디서나 입는 긴 상의다. 가슴판의 자수가 옷의 격을 가른다.
| 작품 | 연대 | 특징 |
|---|---|---|
| 앙가르카 | 18세기 | 흰 면을 누빔, 무늬 없음 |
| 초가 | 18세기 말~19세기 초 | 황갈색 양모, 붉은 꽃 자수 띠 |
| 앙가르카 | 19세기 | 금속사를 섞은 비단, 원형 무늬 |
| 초가 | 19세기 후반 | 자줏빛 비단, 금실 직조 |
| 초가 | 19세기 후반 | 진홍 벨벳, 금실·스팽글 자수 |
| 초가 | 19세기 후반 | 남색 벨벳, 금실 꽃 자수 |
| 쿠르타 | 19세기 | 초록 비단, 거울 조각 자수 |
쿠르타는 세 벌 중 한 벌만 표에 넣었고, 나머지 두 점(86186, 86187)도 사이트에 있다.
짜 넣고, 수놓고, 박아 넣고
옷 종류와 재료, 무늬를 나란히 놓고 보면 무늬를 넣는 길이 크게 셋으로 갈린다.
하나는 짜 넣는 것이다. 금실 직조 초가와 원형 무늬 앙가르카는 베를 짤 때 이미 무늬가 들어갔다. 이렇게 짜서 낸 무늬는 옷 전체가 빛을 고르게 되받는다.
다 짠 천 위에 수를 놓기도 했다. 벨벳 초가와 카슈미르풍 양모 초가가 그렇다. 유럽에서 금실 자수로 꾸민 옷은 투우사 정장 이야기에, 실로 글자와 무늬를 익히던 천은 수를 놓은 견본의 이야기에 있어서 견줘 볼 만하다.
쿠르타는 작은 거울 조각을 자수로 붙들어 박았다. 인도 서부와 파키스탄 신드 지방의 전통 기법이다.
재료를 보면 계절과 신분도 짐작된다. 양모 초가는 겨울옷이고, 누빈 면 앙가르카는 서늘한 철이나 새벽에 입었던 듯하다. 금속사 섞인 비단이나 벨벳 자수는 궁정이나 의식에서 입었다. 무늬 하나 없이 누빔만으로 격을 낸 흰 앙가르카는 학자나 관리가 즐겨 입던 옷에 가깝다.
유럽의 그림자도 비친다. 남색 벨벳 초가의 주머니와 접힌 옷깃은 19세기 후반 인도 귀족들이 유럽식 재킷 모양을 받아들인 흔적으로 보이고, 진홍 벨벳 초가는 벨벳 자체를 유럽에서 들여왔을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추정이다.
거울은 쉽고 금실 직조는 어렵다
무늬에 따라 퍼즐 난이도가 확 달라진다.
거울 쿠르타는 반짝임이 길잡이다. 거울이 격자처럼 박힌 자수 판은 멀리서 보면 은빛 점무늬로 보인다. 자수 판은 가슴 위쪽, 붉은 꽃 장식은 가슴 아래, 민무늬 비단은 밑단에 있으니 옷의 세로 짜임이 곧 위치를 알려 준다.
금실 직조 초가는 반대로 애를 먹인다. 무늬가 옷 전체에 고르게 퍼져서 조각끼리 서로 닮았다. 반복 무늬가 어려운 이유에서 다룬 것처럼 반복 속의 작은 차이를 찾아야 하는데, 그 전에 마네킹 윤곽과 소매의 접힌 그림자, 옷자락 트임부터 붙여 두면 무늬 조각이 들어갈 자리가 훨씬 줄어든다.
벨벳 초가는 가장자리 띠를 따라간다. 진홍 초가와 남색 초가는 앞섶, 목둘레, 소매 끝, 밑단에 금실 띠가 둘려 있다. 띠 조각을 먼저 모아 실루엣을 세우고 몸통은 나중에 채운다. 바탕이 어두운 벨벳이라 금색 조각이 잘 갈려서, 무늬 있는 옷치고는 풀기 수월하다.
제일 까다로운 건 흰 누빔 앙가르카다. 색은 흰색 하나에 누빔선이 질감을 조금 만들 뿐이다. 마네킹 모양과 소매 그림자 말고는 기댈 데가 없어서, 이 옷만큼은 조각을 적게 잡고 시작한다.
무늬가 촘촘한 옷이면 48조각에서 멈추고, 색과 형태가 분명한 벨벳 초가와 거울 쿠르타는 100조각까지 올려 볼 만하다. 색으로 조각을 가르는 요령은 색깔별로 조각을 나누는 법에도 있다.
카슈미르와 럭나우의 공방
몇 벌은 지역 이름을 짚어 볼 수 있다. 양모 초가는 카슈미르 숄과 같은 자수 기법을 썼고, 금실 직조 초가는 카슈미르나 럭나우 직조 공방에서 나온 것이 특히 귀했다고 전한다. 페이즐리 무늬도 카슈미르에서 시작해 인도 전역으로 퍼졌다. 하지만 각 옷이 실제로 어느 공방에서 나왔는지는 소장처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다.
짜 넣은 금실과 수놓은 금실, 거울을 붙든 실이 한 부문 안에 다 모여 있다. 마네킹에 입혀 찍은 사진 속에서, 쿠르타 가슴판의 작은 거울들은 지금도 은빛 점처럼 반짝인다.
자주 묻는 질문
쿠르타는 어떤 옷인가요?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 두루 입는 긴 상의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19세기 쿠르타는 초록 비단 가슴판에 작은 거울 조각을 자수로 박아 장식했습니다.
쿠르타와 앙가르카, 초가는 어떻게 다른가요?
쿠르타는 긴 상의, 앙가르카는 가슴 앞을 사선이나 곡선으로 여미는 겉옷, 초가는 앞이 트이고 소매가 넓은 헐렁한 겉옷입니다. 여미는 방식과 앞트임을 보면 구분하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