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목록

메트로폴리탄의 반 고흐 여섯 점으로 따라가는 밀밭, 사이프러스, 해바라기

작성

반 고흐는 서른일곱에 세상을 떠났다. 우리가 떠올리는 그의 그림은 거의 다 마지막 4년 사이에 나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반 고흐 가운데 퍼즐로 옮겨 온 여섯 점은 공교롭게도 그 4년을 차례대로 짚는다. 1887년 파리, 1888년 아를, 1889년 생레미, 그리고 1890년 요양원을 떠나기 직전. 시간순으로 늘어놓으면 색이 점점 밝아지고 붓질이 점점 거칠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여섯 점 모두 저작권이 끝난 퍼블릭 도메인 작품이고, 미술관이 CC0로 공개한 고해상도 사진을 그대로 퍼즐로 만들었다. 이런 이미지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는 퍼블릭 도메인 이미지 이야기에 적어 두었다.

작품시기장소조각 수 추천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1887파리48~100
해바라기1887파리100
협죽도1888아를100~300
사이프러스1889생레미48~100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1889생레미300
붓꽃1890생레미100

이 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여섯 점을 다룬다. 이 사이트에는 다른 미술관의 반 고흐도 다섯 점 더 있다. 파리 시절의 자화상(1887, 시카고 미술관)과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1887, 레이크스뮤지엄), 아를에서 그린 무스메(1888, 워싱턴 국립미술관), 생레미 시절의 침실(1889, 시카고 미술관)과 자화상(1889, 워싱턴 국립미술관)이다. 열한 점 전체는 반 고흐 작가 페이지에 모여 있다.

1887년 파리, 모델 살 돈이 없어 그린 얼굴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이 그림을 퍼즐로 맞춰보기 → 쉬움은 약 5분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에서는 노란 밀짚모자를 쓴 붉은 수염의 남자가 어깨를 살짝 튼 채 이쪽을 본다. 얼굴도 옷도 배경도 짧고 촘촘한 색점으로 채워져 있어서, 다가가면 형태가 흩어지고 물러서면 다시 모인다.

파리에 온 반 고흐는 인상파와 쇠라의 점묘법을 빨아들이며 네덜란드 시절의 어두운 갈색을 버렸다. 호쿠사이와 히로시게의 일본 판화를 열심히 베껴 그린 것도 이 무렵이다. 문제는 모델을 쓸 돈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거울 앞에 앉아 자화상을 스무 점 넘게 그렸다. 이 캔버스 뒷면에는 다른 그림(감자 껍질을 벗기는 여인)이 있다. 캔버스 한 장도 아까워 앞뒤를 다 쓴 흔적이다.

해바라기

같은 해 파리에서 그린 해바라기에는 꽃병이 없다. 꺾어 놓은 송이 몇 개가 탁자 위에 그대로 누워 있고, 씨앗이 빽빽한 갈색 꽃심이 화면을 거의 다 차지한다. 아를의 유명한 화병 해바라기보다 한 해 앞선 그림으로, 이때 반 고흐의 눈은 시들어 가는 꽃송이 자체의 질감에 가 있었다. 고갱이 이 파리 시절 해바라기를 보고 감탄해 자기 그림과 맞바꿨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1888년 아를, 드물게 밝았던 여름

협죽도

협죽도는 초록 도기 화병에 분홍 협죽도가 무성하고, 탁자 위에 노란 표지의 책 두 권이 놓인 정물이다. 책 등에 에밀 졸라의 소설 『삶의 기쁨』이라는 제목이 보인다. 협죽도는 남프랑스에서 여름 내내 피는 꽃인데, 반 고흐는 이 꽃을 “미친 듯이 피는, 사랑에 빠진 꽃”이라 불렀다. 곁에 놓인 책 제목이 그림의 기분을 대신 말해 준다. 어둡고 고단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의 삶에서 보기 드물게 환했던 여름이다.

1889년 생레미, 하늘까지 치솟는 나무

사이프러스

1889년 6월, 요양원에 들어가자마자 그린 사이프러스에서는 두 그루 나무가 캔버스 위 끝까지 치솟는다. 가지는 두껍게 바른 물감으로 소용돌이치고, 뒤편 하늘의 초승달과 구름도 같은 박자로 돈다. 반 고흐는 편지에 사이프러스가 “늘 내 머릿속에 있는데 아무도 이 나무를 내가 보는 방식으로 그린 적이 없다”고 썼고, 해바라기처럼 사이프러스로도 연작을 만들고 싶어 했다.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은 그해 여름 요양원 창밖 풍경을 보고 처음 그린 뒤, 가을에 실내에서 같은 구도로 두 번 더 그린 그림 가운데 하나다. 앞쪽엔 바람에 눕는 황금빛 밀밭, 오른쪽엔 검푸른 사이프러스 두 그루, 뒤로 보랏빛 알피유 산맥, 하늘엔 굵게 소용돌이치는 흰 구름이 있다.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 그림을 “내 여름 그림 중 가장 좋은 것”이라고 적어 보냈다.

1890년, 요양원을 떠나기 며칠 전

붓꽃

붓꽃은 1890년 5월, 생레미를 떠나기 며칠 전에 그린 정물 네 점 가운데 하나다. 연분홍 배경과 연둣빛 탁자 위로 보라색 붓꽃이 화병 가득 꽂혀 있다. 반 고흐는 이 그림을 “분홍 배경에 보라색 붓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때 쓴 붉은 물감이 세월에 바래 지금은 배경이 훨씬 연해졌다. 우리가 보는 붓꽃은 화가가 보던 붓꽃보다 조금 더 창백하다.

색으로 나누고, 막히면 붓 자국을 본다

반 고흐 그림은 대개 색이 서너 덩어리로 또렷이 갈려서 색으로 조각을 나누는 방법이 잘 먹힌다. 자화상은 노란 모자, 살색 얼굴, 파란 옷, 청록 배경으로, 협죽도는 분홍, 초록, 노랑, 연두로, 붓꽃은 보라, 초록, 연분홍으로 나뉜다. 24~100조각이라면 색 분류만으로 끝까지 간다.

300조각에서는 같은 색이 넓게 깔린 곳에서 손이 멈춘다. 그때는 붓질 방향을 본다. 밀밭은 가로로 눕는 짧은 붓질, 사이프러스는 위로 치솟는 붓질, 구름은 둥글게 감기는 붓질이다. 자화상에서 배경과 옷이 둘 다 파란 계열이라 헷갈릴 때도, 배경 붓질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옷 붓질은 세로로 가지런하다는 걸로 가를 수 있다. 미술관 원본 사진이라 확대하면 붓 자국이 고스란히 보인다. 줄여 놓고 색만 보다가 막히면 크게 키워 결을 따라간다.

초록과 파랑 두 색뿐인 사이프러스는 색 분류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대신 나무 윤곽, 곧 초록과 하늘이 만나는 경계 조각을 먼저 이어 간다. 윤곽이 생기면 안쪽은 소용돌이 방향을 따라 채워진다. 초승달이 걸린 조각은 하늘 어디에 놓을지 헷갈릴 일이 없으니 맨 먼저 박아 둔다.

색점에서 소용돌이까지

1887년 자화상의 촘촘한 색점과 1889년 밀밭 하늘에 굵게 감기는 구름은 2년 사이에 같은 손에서 나왔다. 파리의 점묘가 아를의 분홍 꽃을 지나 생레미 사이프러스의 소용돌이로 바뀌어 간다. 여섯 점을 차례로 맞추다 보면, 마지막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 사람의 붓이 얼마나 멀리 갔는지가 손끝으로 전해진다.

자주 묻는 질문

반 고흐 그림을 퍼즐로 써도 저작권 문제가 없나요?

반 고흐는 1890년에 세상을 떠나 그림의 저작권이 만료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원본 사진을 CC0로 공개했습니다. 이 사이트의 여섯 점은 모두 그 사진을 그대로 퍼즐로 쓴 것입니다.

반 고흐 퍼즐에서 300조각으로 막히면 어떻게 하나요?

같은 색이 넓게 펼쳐진 부분에서 막힙니다. 그때는 붓질 방향을 봅니다. 밀밭은 가로로 눕는 붓질, 사이프러스는 위로 치솟는 붓질, 구름은 둥글게 도는 붓질입니다. 미술관 원본 사진이라 확대하면 붓 자국이 그대로 보입니다.

여섯 점 중 어떤 그림이 처음 풀기에 쉬운가요?

색이 넷으로 또렷이 갈리는 「협죽도」와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이 24~100조각에서 수월합니다. 초록과 파랑 두 색뿐인 「사이프러스」는 색 분류가 통하지 않아 나무 윤곽부터 이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퍼즐

이어서 읽으면 좋은 글

명화 퍼즐 이미지가 모두 무료로 쓰이는 까닭, CC0와 퍼블릭 도메인 →색깔별 조각 분류가 온라인 퍼즐에서 더 잘 통하는 이유 →마네의 뱃놀이에서 피사로의 겨울 대로까지 1874~1897년 파리 그림 일곱 점 →파도와 붉은 후지, 매화 가지로 맞추는 호쿠사이와 히로시게 판화 세 장 →명화를 퍼즐로 맞추면 왜 그림이 다르게 보일까 →